<사진/효성해링턴플레이스공사 현장>
경장동에 건설 중인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군산' 아파트 공사가 주변 지반침하로 인해 중단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공사는 진흥기업이 시공하며, 지하 3층~지상 39층 규모로 2026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그러나 터 파기 공사 과정에서 인근 도로가 침하되었고, 군산시는 이에 대한 공사 중단 명령과 복구 명령을 내렸다. 현재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로 침하 및 지하수 유입, 설계대로 진행됐나?
지하 깊이까지 이르는 대형 건축물 공사는 반드시 지반 조사와 적절한 공법 적용이 필수적이다. 지하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차수벽(지하 연속 벽), 배수 시스템, 그라우팅 공법 등이 설계되었어야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공사에서는 지하 3층까지 터파기가 예정되어있지만 2층 터 파기 과정에서 인근 토양의 지하수가 대량 유입되었으며, 몇 주 동안 차단 공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로 침하가 발생하면서 2차선 중 1개 차선이 차단되었으며, 도로에 고화재를 주입하는 긴급 보강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공사 현장에서 지하수와 혼합된 부상토(浮上土)가 발생했으며, 이를 침전조 없이 시 하수도로 직접 방류하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이는 '수질환경보전법' 위반에 해당된다. 현행법상 공사장에서 발생된 폐수는 침전조를 거쳐서 방류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대해 군산시는 현장 확인 후 환경법 준수를 계도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했지만, 단순 계도로 끝낼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건설 오니로 분류되며, 하수도로 직접 배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질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현장은 이를 준수하지 않은 채 폐수를 무단 방류한 것으로 보인다.
군산시는 해당 도로에 매설된 시설물(수도, 통신, 하수관로 등)의 피해가 없는지 정밀한 조사를 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우수관로가 지반침하와 함께 가라앉아 배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맨홀 내부에 물이 고여 있는 상태다.
<사진/ 보행불가능인도>
또한, 보행자 안전조치도 미흡하다. 인도를 점유하여 보행자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시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복구 작업으로 미처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공사 관리 및 행정 감독이 철저하지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설계 부실 vs. 시공 부실, 진실은?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설계 부실'과 '시공 부실' 가능성을 모두 제기하고 있다.
설계 부실 가능성? 해당 부지는 연약지반 특성을 고려해 차수벽(그라우팅 공법)을 적절히 설계했어야 한다. 만약 설계 자체가 지하수 흐름과 연약지반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면, 설계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시공 부실 가능성? 설계대로 시공이 이루어졌다면 도로 침하와 같은 사고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도로가 침하되었고, 지하수 유입이 지속되는 점을 고려하면 설계와 다르게 시공했거나 부실시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설계 부실에 대해 감리원은 "국토안전관리원에 설계 검토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결국 설계가 문제가 없다면 시공부실이라는 것을 자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사장에 유입되는 지하수 차단공사가 부실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대해 감리단장은 "현장내부에 계측기를 설치하고 측정중에 있으나 계측기 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였다. 하지만 부지내에 설치된 대형출입문 구조물이 지반침하로 파손되어 철거됐음에도 계측기상 측정되지 않았다면 계측이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도로에 그라우팅작업중>
주상복합 건물, 부실공사는 절대 안 돼
이번 사고가 더욱 우려되는 이유는 해당 건물이 주상복합 아파트라는 점이다. 지하 3층까지 깊이 터 파기가 예정된 대형 건축물인 만큼, 부실공사가 이루어질 경우 향후 구조적 안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국내 여러 지역에서 지반침하로 인한 건축물 균열, 붕괴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 더욱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군산시는 해당 공사가 설계대로 진행되었는지,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설계대로 시공되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면 설계 부실, 설계와 다르게 시공되었다면 시공 부실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군산시와 시공사는 지반침하로 인한 주변건물의 피해가 없는지 재난방지 차원에서 정밀한 조사와 함께 현재 발생한 문제를 단순히 도로를 복구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원인 조사와 향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해당공사장은 '역하공법'으로 시공하고 있으며 지하 3층까지 설계돼있지만 현재 지하 2층 터파기 과정에서 주변 침하로 공사가 중단되어 계획대로 3층까지 터파기 할 경우 피해가 더 커지지 않을지 우려가 되고 있다.
이에대해 감리단은 "통행에 불편을 드려 시민들께 죄송하다"며 "빠른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