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6-2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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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장확인하는 관계 공무원과 조류보호협회>

 

전북 군산 어은리 일대에서 벌어지던 재선충 방제사업과 관련해,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의 둥지가 발견된 후 행정과 시민사회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전면 벌목을 둘러싼 논란이 거센 가운데, 군산시 산림과와 조류보호협회가 현장에서 직접 만나 서식지 보존을 합의함으로써 마침내 생명을 살리는 길을 함께 선택했다.

 

11일 오전, 군산시청 산림담당 직원들은 어은리 벌목 현장을 직접 찾아 조류보호협회와 시민 생태조사단 관계자들과 함께 수리부엉이 둥지 일대를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시는 둥지의 위치와 주변 서식환경을 직접 확인한 뒤, 수리부엉이 번식이 진행 중인 지역에 대한 벌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공식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은 군산시의 방제사업 대상에서 제외되며, 부엉이 서식지와 주요 나무(관찰탑 역할을 하는 소나무 포함)는 자연 상태로 보호된다. 이는 행정이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를 수용해 현장을 확인하고 정책을 조정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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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존되는 서식지>

 

▣ 문제 제기에서 협력으로… 변화의 길을 열다

앞서 본보는 “재선충 방제 명목 ‘싹쓸이 벌목’, 과연 옳은 일인가”라는 제목의 심층보도를 통해, 수리부엉이 둥지와 주변 서식지가 전면 벌목의 위협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과 조류보호협외의 요청에 군산시는 현장을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밝혔고, 결국 오늘 현장 확인을 통해 수리부엉이 보호가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공감했다.

 

조류보호협회 관계자는 “현장에 함께 와서 둥지를 직접 보고, 결정을 바꾼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행정이 귀를 열고 자연을 향해 한걸음 다가온 날”이라고 평가했다.

 

군산시 관계자 또한 “생태적 가치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사업이 되어선 안 된다”며, “향후 방제 과정에서도 생태 조사와 시민 의견 수렴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생명과 공존하는 행정, 이제 시작이다

오늘의 결정은 단지 한 마리 수리부엉이의 둥지를 보호한 데 그치지 않는다. 이것은 행정이 현장을 존중하고, 시민과 생명을 향한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전면 벌목이 당연하다는 관행에서 벗어나, 대화와 조사, 공존의 방식으로 전환된 이 결정은 군산시의 생태 행정이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기도 하다.

 

숲은 말이 없지만, 그 안에 깃든 생명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넨다. 오늘 군산시가 보여준 변화는, 그 침묵에 귀를 기울인 작은 기적이자, ‘지속 가능한 행정은 자연과의 대화 속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증명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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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과 조류협회의 대화로 지켜낸 부엉이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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