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부터 흔들린 신뢰”… 고층 아파트 현장, 철근 부실시공 실태 드러나
- 경남아너스빌 군산현장, 고층 구조물에 철근 결속 불량·피복 기준 미준수 정황

▲ 건축사 “내력벽 안정성 저해… 철근 부식·붕괴 위험도 커” 우려
▲ 시공사 “감리 검측 거쳐 타설” 해명… 현장 사진 속 실태와는 괴리
▲ 기자 질의에 시공사 묵묵부답… 소비자 신뢰 무너지는 순간
전북 군산의 한 고층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촬영된 사진들 속에는, 일반 시민들이 육안으로 보아도 명백히 이상한 철근 배근 상태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 아파트는 대한민국 대표 주택 브랜드 중 하나인 ‘경남아너스빌’이 시공 중인 대규모 고층 공동주택이다. 그러나 현장은 그 명성에 걸맞지 않은 부실시공 정황으로 뒤덮여 있다.
기자는 수차례, 공사 현장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사진에 담긴 핵심 문제는 다음과 같다.
● 슬라브 상부근(바닥 철근)이 스페이서 없이 바닥에 밀착돼 피복 두께가 확보되지 않음
● 철근 간격이 불균형하거나 휘어진 채 시공되어 구조적 균형 저해
● 철근 결속이 누락되어 콘크리트 타설 중 철근 배열이 흐트러진 정황
● 수직근(벽체 철근)이 상·하층 간 직접 결속되지 않고, 단순히 옆에 세워만 놓음
<사진/ 슬라브 상부근(바닥 철근)이 스페이서 없이 바닥에 밀착돼 피복 두께가 확보되지 않음>
<사진/ 철근 간격이 불균형하거나 휘어진 채 시공되어 구조적 균형 저해>
<사진/ 철근이 스라브에 닿아 있다. 정황>
<사진/ 수직근(벽체 철근)이 상·하층 간 직접 결속되지 않고, 단순히 옆에 세워만 놓음>
이러한 문제는 건물의 구조적 안정성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기자는 해당 사진을 한 건축사에게 자문했고, 다음과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1. 슬라브 철근이 바닥에 붙어 있으면 피복 두께가 나오지 않아 철근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철근 부식 우려, 결속 부족으로 인한 내구성 저하가 우려됩니다.
2. 특히 벽체 수직근이 상하층 간 직접 결속되지 않고 이격된 채 배근되면, 구조물로서 상부 하중을 하부로 안전하게 전달할 수 없습니다. 이는 내력벽의 역할을 저해하여 지진이나 강풍에 대한 저항력이 약화됩니다. 아주 심각한 결함입니다.”
이는 단순한 시공상 ‘미흡’의 차원을 넘어, 구조물의 생명인 철근 골조에 대한 설계 기준 및 시공 기준 위반 가능성을 시사한다. 고층아파트는 수백 명이 함께 거주하는 고밀도 주거시설이며, 구조적 안전성은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기자는 사진과 함께 시공사인 경남아너스빌 공무팀장에게 문제 제기를 했고, 통화를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저희는 모든 공정을 감리 검측을 받고 타설에 들어갑니다. 사진에 보인 것처럼 스페이서 없이 붙어 있는 상태로는 시공하지 않습니다. 현장 확인 결과 부실 시공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기자가 요청한 ‘감리 책임자’와의 연락은 거부되었고, 이메일로 보낸 질의에 대한 회신 역시 끝내 오지 않았다.
공무팀장은 “사진상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했지만, 사진들은 타설 중 촬영된 것으로, 실제 현장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경남아너스빌은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한 전국적인 주택 브랜드다. 국민 다수가 수억 원을 투자해 이 브랜드의 아파트를 선택하는 이유는 ‘품질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생명과 자산을 맡기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품질관리와 안전 수칙 준수는 브랜드의 자존심이자 기업의 책무다.
하지만 이번 현장에서는 그 신뢰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공사 중 핵심 구조체의 철근이 제대로 시공되지 않았다는 정황은 매우 중대한 공익 사안이며, 감리 체계가 실효성 없이 작동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경고음이기도 하다.
누가 이 책임을 질 것인가?
이미 철근이 노출되었거나 부실하게 배근된 콘크리트 구조는 나중에 보강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는 시간이 지나 하자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보이지 않는 ‘구조적 부실’로 남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현장 관리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주택건설 산업의 품질 시스템과 감리 제도의 근본적인 검토를 요구한다. 아무리 브랜드가 유명하더라도, 현장의 철근 하나가 기준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이름은 모래성 위에 지어진 허상에 불과하다.
※ 본 보도는 공공의 안전과 건축물의 구조적 안정성 확보를 위한 탐사보도입니다. 경남아너스빌 본사와 해당 현장의 추가 해명을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