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새만금 만경대교, 아직도 양생 중인가?
-준공 2년도 안 된 만경대교 '줄줄이 탈락'… 새만금의 상징이 부실의 상징으로

“툭 건드렸는데 그냥 부서지더라고요. 이게 정말 국책사업으로 지은 교량 맞습니까?”
2023년 준공된 이 교량은 대한민국 국책사업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새만금의 관문이자 전북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 인프라로 선전되어온 이 교량에서 지금, 신뢰를 통째로 흔드는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사진/새만금의 관문 만경대교야경>
본지는 2025년 7월 중순, 만경대교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그 결과 난간 방호벽 구간 대부분에서 콘크리트가 박리되고, 겉면이 갈라지거나 탈락한 정황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특히 난간 기둥 하부가 콘크리트에서 떠 있는 구조적 결함까지 확인됐다.
▲‘2023년 준공’이라는 말이 무색한 콘크리트
방호벽 표면은 거푸집 해체 후 마감도 미흡하고, 콘크리트는 군데군데 표면층이 손으로도 부스러질 정도로 연약했다.
내부 골재는 이미 노출되어 있고, 곳곳에는 마치 겨울철 동파에 의한 균열처럼 박리 흔적이 줄지어 이어진다.
“10년도 넘은 낡은 다리 같지만, 이 교량은 2년도 안 됐습니다.” 제보자의 말은 충격 그 자체였다.

<사진/ 안전난간이 방호벽에서 들떠 있다.>
▲방호벽 콘크리트 부서짐, 단순 하자가 아닌 '구조적 경고음'
방호벽은 차량 추락 방지, 보행자 보호를 위한 마지막 구조물이다. 하지만 지금 만경대교의 방호벽은 그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 상태를 보고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균열과 박리로 인해 철근 부식 → 구조체 팽창 → 콘크리트 분해라는 전형적인 붕괴 경로가 이미 시작됐습니다.
특히 난간 기둥이 콘크리트에서 들떠 있는 모습은 앵커의 지지력이 상실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겨울철 시공 후 양생 부족 의심… 방치 땐 난간 전체 붕괴 우려”
특히 토목 기술진들은 “겨울철 시공 과정에서 동결 피해 가능성”을 지적한다. 콘크리트가 양생되기 전 동결되면 수화 반응이 멈추고, 내부 수분이 팽창하며 미세균열과 공극이 생긴다. 이 상태가 해풍, 비, 제설제 등 외부환경과 만나면, 방호벽 전체가 갈라지고 들뜨고 붕괴되는 ‘시간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오산고가도로 붕괴를 잊었는가
얼마전 경기 오산 고가도로 옹벽 붕괴 사고로 한 명이 숨지고, 도로 전체가 마비됐다. 포항·양재·고양 등 전국 곳곳에서 구조물 붕괴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새만금 만경대교에서 그 비극의 전조가 또렷이 나타나고 있다.
▲DL이앤씨의 시공, 감리·발주기관의 침묵
만경대교는 DL이앤씨(구 대림산업)가 시공한 세계 최초 비대칭 리버스 아치교다.
‘스마트 인프라’, ‘RE100 대응 친환경 시공’을 내세우며 수천억 원의 국책 자금을 투입해 완공됐다.
하지만 지금 현장에는 방호벽 하단 콘크리트 균열 및 기둥 이탈이 확인되고 있음에도, 시공사도, 감리사도, 발주기관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새만금, 탄소중립 외치며 구조물은 붕괴 중”
새만금은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상징이다. 그러나 그 미래를 잇는 다리가, 지금은 “손으로 긁으면 떨어지는 콘크리트”로 국민 앞에 서 있다. “2023년 완공, 100년 내구연한”… 그 약속은 겨우 2년 만에 수분과 염분에 녹아내리고 있다.
▲우리는 묻는다
이 상태를 과연 아무도 몰랐는가? 지금까지 점검은 했는가? 하자 보수나 책임 규명은 어디까지 왔는가? 그리고, 다음 사고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국토부, 개발청, 시공사, 감리, 설계사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이 상태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묵인했다면 ‘업무상 과실’이고, 아예 몰랐다면 ‘감독실패’다.
▲새만금의 교량, 국민의 생명선
만경대교는 단지 교량이 아니다. 이 도로를 매일 이용하는 군산시민, 김제시민, 부안주민의 생명 통로다. 그 위를 달리는 수많은 차량과 사람들을, 이 부실한 방호벽 하나가 지탱하고 있다는 현실을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
▲부실은 땅에 남고, 책임은 사람을 묻는다
이제는 말로만 “안전”을 외칠 때가 아니다. 새만금이 진정 ‘국가미래도시’라면, 그 초입을 책임지는 만경대교에 대한 전면 정밀안전진단과 시공 책임자 및 감리 책임자의 실명 공개, 그리고 전 구간 보수계획 수립이 시급하다.
“사고는 예고 없이 오지 않는다. 그러나 구조적 붕괴는 언제나 신호를 남긴다.” 만경대교는 지금, 그 신호를 반복해서 보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