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1-1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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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무회의, 유튜브캡쳐>

 

30년 넘게 추진돼 온 새만금 개발사업의 구조적 한계가 국무회의 석상에서 여과 없이 드러났다. 대통령과 새만금개발청장 간의 공개 질의응답은, 새만금 개발이 여전히 방향·재원·실행계획 어느 하나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장기 표류하고 있음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화는 새만금개발청의 인력 규모에서 시작됐다. 현재 새만금개발청 인원은 139명. 대통령은 “앞으로도 정부 재정이 계속 투입되는 사업인데, 지금까지 얼마가 들어갔고 앞으로 얼마가 더 들어가야 하느냐”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이에 대해 개발청은 “2050년까지 총 23조 원이 투입되는 계획이었고, 현재까지 약 15조 원이 집행됐다”고 답했다. 이는 앞으로도 최소 7~8조 원 이상의 추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대통령이 “그 계획은 오래된 것 아니냐, 지금 기준으로 총사업비가 얼마냐”고 재차 묻자, 개발청은 “기본계획을 새로 수립 중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30년째 추진 중인 국책사업의 현재 비용조차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는 주무 기관의 답변에 회의장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매립 현황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전체 매립 예정 면적 가운데 현재 완료된 것은 약 40%에 불과하다. 즉, 당초 목표 대비 60%가 여전히 남아 있다. 대통령은 “지금까지 매립한 것보다 1.5배를 더 해야 한다는 말 아니냐”고 지적했고, 개발청은 사실상 이를 인정했다. 계획대로라면 새만금은 착공 후 50년이 지나서야 완공을 논의하는 국책사업이 된다.

 

더 큰 문제는 남은 매립과 기반시설 구축을 민간자본 유치로 추진하겠다는 기존 구조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민자로 들어올 기업이 있겠느냐”고 묻자, 개발청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사업 구조는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채 유지되고 있다. 이에 대통령은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계속 붙잡고 갈 것이 아니라,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재정으로 추진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는 전북 지역사회의 시선은 착잡하다. 국책사업을 반세기 이상 완공하지 못하는 구조 자체가 도민에 대한 기망에 가깝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수십 년간 ‘곧 완성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희생과 인내를 감내해 온 도민들의 입장에서, 끝없이 연장되는 계획은 신뢰를 저버리는 행정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현행 새만금 개발계획이 2050년 완공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는 점을 두고, 보다 근본적인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의 본래 임무는 ‘개발의 완수’임에도, 장기 계획이 반복적으로 연장되면서 개발의 완결보다 조직의 존립이 우선되는 구조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개발청은 개발을 끝내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지, 개발을 이유로 영속하는 조직이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민자 유치 실패 사례는 이러한 우려를 더욱 키운다.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일원의 ‘새만금 챌린지 테마파크’는 민간사업자 선정 이후 자금 조달에 실패하며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신시야미지구 명소화 사업 역시 개발사업자 지정 이후 장기간 실질적인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새만금 세계잼버리를 대비해 호텔 건립을 추진하겠다며 부지를 확보했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진전은 없다. 이로 인해 사업자 선정과 사후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 새만금 개발은 단순한 토목·행정 사업의 범주를 넘어섰다. 이는 국가의 책임과 지역사회에 대한 신뢰의 문제다. 더 이상 실현 가능성이 낮은 장기 계획으로 시간을 끌 것이 아니라, 개발 범위를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구간과 민자 유치가 가능한 구간을 명확히 구분한 실행 중심의 수정 개발계획을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국책사업은 영구히 지속되는 행정 프로젝트가 아니다. 완공을 전제로 추진돼야 할 국가적 약속이다. 새만금 개발이 또다시 ‘다음 계획’을 기다리는 사업으로 남는다면, 그것은 개발이 아니라 행정의 자기 반복에 불과하다. 지금이야말로 새만금 개발계획을 전면 재조정하고, 전북도민 앞에 현실 가능하고 책임 있는 국정보고를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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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앞에서 드러난 새만금 개발의 민낯 35년 지연의 이유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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